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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후생이론] 03. 애로우 불가능성정리[알아가자]경제학/[알아가자]공공경제학(재정학) 2025. 1. 14. 16:01
이번 시간에는 사회후생이론 중 대표적인 이론인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우리가 이미 미시경제학에서 후생경제학을 배우면서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뿐 아니라 차선의 정리와 한정성 규칙을 배운 적이 있습니다.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https://fromonetoten.tistory.com/103
여기서는 차선의 정리와 한정성 규칙은 미시경제학에서 다룬 수준으로 끝내고,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를 다시 한 번 복기하면서 더 많은 내용을 알아보겠습니다.
미시경제학에서 배웠던 내용을 다시 한 번 상기해보면,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Arrow's impossibility theorem)란 사회적 선호체계가 가져야 할 바람직한 다음의 공리들을 모두 충족시키는 사회후생함수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정리입니다.
이 때 공리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① 집단적 합리성(Collective rationality) : 개인의 선호체계가 완비성, 이행성, (반사성)을 만족시킬 때 사회적 선호체계도 이 조건들을 만족시켜야 한다.
② 파레토 원칙(Pareto principle) : 모든 개인이 대안 x를 대안 y보다 선호한다면 사회도 x를 y보다 높은 순위에 두어야 한다.
③ 무관한 선택가능성으로부터의 독립(Independence to irrelevant alternative;IIA) : x와 y간의 사회적 선호는 개인들이 x와 y에 부여하는 순위에 의해서만 결정되어야지 다른 대안에 어떤 순위를 부여하였는지와 무관히 결정되어야 한다. (=새로운 사회상태가 가능해지더라도 이것이 원상태의 사회적 순위에 영향을 주어서는 안된다, 개인들의 선호체계가 바뀌더라도 두 대안 x와 y의 개인의 선호 순서가 그대로 유지된다면, x와 y에 대한 사회적 선호도 순서도 동일하게 유지되어야 한다.)
④ 비독재성(Non-dictatiorship) : 어느 한 사람의 선호가 사회적 선호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⑤ 보편성(Unrestricted domain) : 사회 후생을 도출할 때 구성원의 선호를 특정지어서는 안된다.(=무제한적 정의역)
위에서 밝힌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를 다섯 가지 공리를 포함하여 말하면,
어떤 개인이든 배제하지 않고(보편성), 비교에 일관성을 가지면서(IIA) 모든 사회적 대안에 대해서(완비성) 항상 일관된 답을 줄 수 있는(이행성) 민주적이고(비독재성) 효율적인(파레토원칙) 사회의사결정체계는 존재하지 않음을 뜻합니다.
바꿔 말하면, 사회적 의사결정을 내리는 데 완전무결한 방법은 없음을 뜻합니다. 개인의 선호를 하나의 사회 선호로 바꾸게 될 때 앞에서 이야기한 공리 중 적어도 하나를 위배해야 합니다.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를 증명하는 것은 여기서 다루는 범위를 벗어나므로 여기서는 글로만 설명하겠습니다.
사회적인 선호가 파레토 원칙을 충족시킨다면, 이 사회적 선호가 선택하는 최선의 사회적 상태는 반드시 파레토 효율적 상태여야 합니다. 그리고 집단적 합리성이 충족한다면 두 개(A, B) 이상의 파레토 효율적인 대안 사이에서도 비교가 가능해야 합니다. 그런데 특정 파레토 효율 상태(A)에서 다른 파레토 효율 상태(B)로 이동한다면 누군가(X)는 효용이 증가하겠지만 다른 누군가(Y)는 효용이 감소함을 뜻합니다. 그러므로 A와 B 두 대안을 비교하려면 개인 X와 Y의 효용 증감분을 서로 비교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 개인간 효용의 비교가 가능하려면 (1) 독재자의 효용에 의해 정해지거나 (2) 각자의 효용이 숫자로 표현되는 공리주의 하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래서 위에서 말한 모든 공리를 충족하는 사회후생함수는 없는 것입니다.
이 정리는 집단적 합리성의 한계를 보여줍니다. 예컨대 우리는 정부가 합리적인 인간처럼 일관성있게 행동하기를 기대합니다. 하지만, 실제의 개별적 인간은 자신 스스로에 대해서 독재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의사를 독단적으로 정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정부는 개별 인간과 달리 독재력을 보유하고 있지 않기 때문에 정부로 하여금 개별 인간과 동일한 수준의 일관성과 합리성에 따라 행동하기를 기대해서는 안된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불가능성 정리가 입증되었다고 해서 사회적으로 합리적 선택이 전혀 불가능하다고 비약해서는 안됩니다. 애로우가 찾으려 한 사회적 선호체계는 모든 가능한 사회적 상태의 서열을 매길 수 있는 완벽한 선호체계이기 때문입니다. 현실에서는 우리가 선택할 수 경우의 수가 매우 한정적이므로 제한된 수의 선택가능성 사이에서도 합리적 선택이 안된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주요 사회후생함수들이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의 어떤 측면을 위배하는지 알아보겠습니다.
1) 공리주의 사회후생함수 : IIA 위반
공리주의에서는 각 개인의 선호의 강도가 수치로 환산이 가능합니다. 이런 경우 아래와 같은 경우를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A는 의안X를 선호하고 B는 의안Y를 선호하고 있는 상태에서 선호의 강도를 왼쪽과 같이 표현했다고 가정하면 의안X가 선택됩니다. 하지만, 개인의 선호 우선순위는 바뀌지 않은 상태에서 선호 강도가 오른쪽과 같이 바뀌면 오른쪽에서는 의안Y가 채택됩니다. 이는 선호 순서는 그대로인 상황에서 사회적인 선택이 달라지는 점에서 IIA 오류입니다.
2) 롤즈식 사회후생함수 : IIA 위반
롤즈식 사회후생함수에서는 최저 효용이 제일 높은 대안이 채택됩니다.
공리주의 함수에서와 같은 예시로 들어보겠습니다. 왼쪽 상태에서는 의안X가 최저효용이 크므로(10>0), X가 채택됩니다. 하지만 오른쪽 상태에서는 의안 Y가 최저효용이 크므로(49>0) Y가 선택됩니다. 역시 IIA 위반입니다.
3) 독재 : 비독재성 위반
4) 만장일치제 : 완비성 위반
추후에 다룰 공공선택이론에서의 투표제에서도 똑같이 애로우 불가능성정리가 적용됩니다.
여기서는 간략하게 결론만 살펴보면
1) 과반수 투표제도 : 이행성 위반
과반수 투표제도에서는 투표의 역설에 따라 이행성이 위반될 수 있으며, 단봉선호로 제한될 경우에는 보편성에 위반됩니다.
2) 점수투표제, 보다투표제 : IIA 위반
점수투표제 및 보다투표제는 투표할 때 가중치를 부여하는 것인데 결국 공리주의처럼 수치화되므로 IIA 위반에 똑같이 적용됩니다.
3) 고갈투표제(exhaustive voting) : 이행성 위반
고갈투표제는 투표결과 가장 득표율이 낮은 대안부터 하나씩 제거하여 마지막에 남은 대안을 채택하는 것인데 다수결과 동일하게 투표의 역설에 따른 이행성 위반이 발생합니다.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는 논리적으로 증명된 정리이지만, 현실에서 애로우 불가능성 정리를 극복하기 위해 다양한 관점이 제기될 수 있습니다.
1) 비독재성 제거 : 결정적 집합(decisive set)을 가지고 있는 독재자가 선의라면 문제가 해결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선의의 독재자가 현실에 존재하는 지도 의심스럽고, 있다고 해도 진정한 선호가 표출될 수 있는지도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Lange-Lerner에 따르면 선의의 독재자로서 사회주의적인 계획자를 제안했으나 이러한 선호표출 메커니즘을 구축하여 운영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2) 비제한성 제거 : 특정한 선호를 가진 사람을 배제함으로서 합리적 사회후생함수를 도출하는 것입니다. 이는 특정 선호를 가진 사람을 배제한다는 점에서 차별의 문제를 가져옵니다. A. Sen은 개인의 선호에 특정한 제한을 걸게 되면 나머지 조건은 성립한다는 것을 증명했는데 다수결 투표제에서 단봉선호로 제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시입니다. 현실의 선택이 연속된 모든 선택지를 검토하는 것이 아니라 제약된 몇 가지 선택지 가운데서 정한다는 점에서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현실은 다차원적인 공간이므로 이런 식으로 문제를 해결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3) 합리성 제거 : 애로우가 요구하는 조건이 애초에 너무 강한 것이라고 본다면 모든 대안과 상태에 대한 순위가 아니라 우리에게 필요한 몇 가지 사회적 선택에 대한 규칙 수준으로 제한하는 것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Plott은 이행성을 제거해 보았는데 이 경우 독재권을 갖는 그룹(Oligarchy)이 생겨난다고 주장했습니다.
4) IIA 제거 : 애로우 불가능성 조건 중 완화하기 쉬운 조건으로, 개인의 선호도에 비교가 가능한 상대적 강도를 부여할 수 있다면 이 가정을 제외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Bergson이 이 가정을 제외하고 기수적인 사회후생함수를 도입한 바 있습니다.
5) 민주적 접근방식 : May는 과반수 투표제를 얘기하면서 투표의 역설을 해결할 방법을 제시했습니다. 먼저, 한 사회에서 오랫동안 함께 살아가다보면 사람들의 선호체계는 상당히 유사해지게 되므로 그럴 경우 순환성이 나타날 가능성이 낮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의사진행조작(Agenda manupulation)이 투표의 역설을 일으키는 원인인데 그것을 정책결정과정에서 엄격히 정한다면 해결가능하다고 제시했습니다.
6) 사회후생함수에 대한 회의 : Buchanan은 왜 사회후생함수가 선험적인 제약 하에 놓여야하는지 반문하면서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사회적으로 동의된 사회선택의 메커니즘일 뿐이라고 이야기합니다. 즉 완벽한 선호체계를 만족하는 사회후생함수를 찾을 수 없다고 해서 현실의 제약된 선택의 문제까지 합리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고 볼 수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그래서 민주적인 정치과정을 통해 점진적으로 여러 가지 대안을 시험하다 보면 사회적 합의에 도달하게 된다고 주장합니다.
다음 시간에는 사회적 대안간 평가를 할 수 있는 사회후생 평가 기준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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