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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공선택이론] 11. 중위투표자정리와 호텔링원칙
    [알아가자]경제학/[알아가자]공공경제학(재정학) 2025. 3. 3. 16:25

    이번 시간에는 과반수투표제에서 쉽게 나타나는 중위 투표자 정리와 호텔링의 원칙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먼저 중위 투표자 정리(Median voter theorem)란 과반수 투표제 하에서 중위 투표자가 가장 선호하는 대안이 채택된다는 정리로, 이때 중위 투표자란 사회 구성원들을 어떤 대안에 대한 선호도를 순서대로 정렬했을 때 가운데에 위치한 구성원을 말합니다.

    중위 투표자 정리는 △ 일차원적인 투표, △ 2개의 대안, △ 선별적 투표 참여가 아닌 전원 참여, △ 완전 정보, △ 합리적인 개인 등을 가정하고 있습니다.

    이제 중위 투표자 정리를 직관적으로 이해해봅시다. 어떤 이슈에 대해 각 개인이 최적으로 생각하는 대안을 수직선 상에 표현했을 때 선호하는 인원의 분포가 아래와 같다고 가정하고, 대안 X와 Y에 대해서 집단 의사결정을 해보겠습니다.

    사회구성원들의 선호를 고려했을 때 X보다 적은 규모에 찬성하는 사람은 X와 Y 중에 X를 택할 것입니다(α)

    그리고 Y보다 많은 규모에 찬성하는 사람은 X와 Y중에서 Y를 택할 것입니다(δ)

    X와 Y 사이에서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둘 중에 자신보다 더 가까운 규모로 택할텐데, X와 Y의 평균치에 비해서 적은 게 최적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X를 택할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Y를 택할 것입니다(β,γ)

    위 내용을 종합하면 X를 택하는 사람은 α+β, Y를 택하는 사람은 γ+δ만큼이 됩니다. 여기에서 주목할 부분은 양 극단입니다. X는 대안 중 왼쪽에 있기 때문에 X보다 왼쪽에 있는 모든 구성원의 지지를 얻게 되며, Y는 대안 중 오른쪽에 있기 때문에 Y보다 오른쪽에 있는 모든 구성원의 지지를 얻게 됩니다. 따라서 두 가지의 대안을 비교한다고 했을 때 극단의 지지를 더 많이 확보할수록 대안이 선택될 확률이 높아집니다. 그래서 대안들은 점점 가운데로 가게 됩니다.

    중위 투표자 정리의 대표적인 예시가 선거(그중에서도 양당제 하에서 선거)입니다.

    경선 단계에서는 각 후보자들이 정당 내의 중위투표자의 지지를 받아야 하기 때문에, 정당 이념에 맞추어 후보자들이 양 극단에 치우친 발언을 하고 지지를 유도하게 됩니다.

     

    하지만, 각 정당에서 경선을 통해 후보자가 선출되고 나면 본 선거에서는 전체 선거의 중위 유권자를 향해서 각 정당들이 중도적인 발언과 정책을 내놓게 됩니다. 이는 중위투표자가 지지하는 정당이 당선이 되기 때문입니다. 소위 각 이념 정당들이 '중도층을 확보하기 위해' 하는 행동들은 중위 투표자 정리에 근거하고 있습니다.

    공공재 공급에 있어서도 중위 투표자 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특정 공공재에 대한 공급 규모를 투표한다고 했을 때 중위투표자가 원하는 수준의 공공재 규모로 공급될 것입니다.

    여기서 주의해야 할 것은 중위 투표자 정리로 선택된 수준이 효율성을 담보하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중위 투표자는 투표자들 가운데 선호도가 중간이라는 것이지 사회 전체의 평균과 다를 수 있기 때문입니다.

     

    다음의 예를 보겠습니다. 사회 전체적으로 수요는 D이고 공급비용은 MC일 때 사회적 최적 규모는 z*입니다. 하지만, 중위투표자의 수요함수 dc에 따라 선호하는 규모가 zc라면 중위투표자에 의해 정해지는 공공재 공급규모는 zc이고 이때 비효율성의 크기는 △ABF에 해당합니다.

    호텔링의 법칙은 중위 투표자 정리를 일반화한 것입니다. 경제학자 H. Hotelling은 입지 선정, 투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가운데로 이동하는 것이 최적임을 밝혔습니다. 중위 투표자 정리는 호텔링의 법칙의 특수한 예에 해당한다고 이해하면 되겠습니다.

    모형의 형태를 좀 바꿔서 더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직선상에 유권자들을 일렬로 나열하고 직선상의 대안을 선택하는 모형을 생각해보겠습니다.

    가정의 편의를 위해 직선상에 있는 유권자들의 분포는 고르게 분포하고 있다(균등분포)고 가정하겠습니다.

    두 대안 X, Y에 대해서 X쪽에 치우쳐 있는 유권자들은 X를 지지하고, Y쪽에 치우쳐져 있는 구성원들은 Y를 지지하게 됩니다.

    중위투표자 정리에서 본 것처럼 두 대안 X, Y는 양 극단의 지지를 더 확보하기 위해서 가운데인 C로 이동할 유인을 갖습니다. 그리고 두 대안이 가운데에 도달하게 되면, 가운데를 벗어나는 순간 지지율이 떨어지기 때문에 가운데를 벗어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중위 투표자 정리(호텔링 법칙)에 따라 가운데 대안은 내쉬 균형에 해당합니다.

    그런데 대안이 3개가 될 경우에도 가운데 대안이 내쉬 균형이 될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그렇지 않습니다.

    예컨대 세 가지 대안 X, Y, Z가 있다고 가정하고, 정 가운데는 C로 표현하겠습니다. 그리고 X와 Y의 가운데가 P, Y와 Z의 가운데가 Q라고 할 때 X는 P를 기준으로 좌측에 있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Y는 P와 Q사이의 유권자의 지지를 받습니다. 그리고 Z는 Q를 기준으로 우측에 있는 유권자의 지지를 받습니다.

    이 상황에서 X와 Y가 자신의 지지층을 넓히기 위해 가운데인 C로 왔다고 가정해보겠습니다.

    그렇게 되면 아래쪽처럼 X와 Y는 C에 수렴하여 Q의 왼쪽부분을 반반씩 나눠갖게 되고, Z는 Q보다 오른쪽을 모두 가지게 됩니다. 이 때 만약 X가 조금이라도 C의 왼쪽으로 움직이게 되면, X는 C의 왼쪽의 모든 유권자의 지지를 받게 되어 현재보다 더 많은 지지층을 얻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결론적으로 위 그림처럼 C보다 약간 왼쪽에 있는 모든 유권자의 선택을 받게 되어 X는 왼쪽으로 이탈할 유인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일반적으로 대안이 3개 이상 있는 경우에는 대안들의 내쉬 균형이 존재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 이론은 특히 정치와 관련하여 함의를 갖습니다. 사실상 양당제로 운영되는 국가에서는 각 정당들이 중도지지층을 확보하기 위해 두 정당의 이념이 중간으로 수렴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하지만, 다당제 국가에서는 중도층을 확보하는 것이 자칫 양 진영의 전통적인 지지층을 잃어버릴 수 있기 때문에 자신의 지지층을 확고히 하는 방향으로 전략을 세우게 됩니다.

    다음 시간에는 유권자들의 전략적 행위인 표 거래 행위와 투표 연합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궁금하거나 지적할 사항이 있으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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