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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금융시장] 77. 물가안정목표제[알아가자]경제학/[알아가자]거시경제학 2024. 3. 2. 23:20
지난 시간에는 통화정책의 중간목표와 여러 목표제도들을 살펴보았었습니다.
이번 시간에는 물가안정목표제를 본격적으로 알아보겠습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통화량 등의 중간목표를 두지 않고 정책의 최종 목표인 물가상승률 자체를 목표로 설정하고 중기적 시계에서 이를 달성하려 하는 통화정책 운영방식(한국은행, 2024)을 말합니다.
우리나라 또한 물가안정목표제 등을 채택하고 있으며, 정부와 협의하여 그 목표를 책정하고 있습니다(한국은행법 제6조). 19년 이후로 우리나라 물가안정목표 기준은 2%입니다.
제6조(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의 수립 등)
① 한국은행은 정부와 협의하여 물가안정목표를 정한다.
② 한국은행은 매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수립하여 공표하여야 한다.
③ 한국은행은 제1항에 따른 물가안정목표를 달성하기 위하여 최선을 다하여야 한다.
한국은행법, 제6조
물가안정목표제를 운영하는 방식은 위의 도표에서와 같이 정책수단을 통해 운용목표를 조정하고, 운용목표가 각종 정보변수와 결합하여 최종목표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집니다.
정책수단(Policy instrument)은 한국은행이 활용하는 제도적 방식들을 가리키며, 재할인 및 대출정책, 지급준비율 정책, 공개시장조작정책 등이 있습니다.
운용목표(Operating targets)는 통화당국이 통제하는 경제변수로서의 목표이며, 오늘날에는 이자율의 중요성이 증대되어 단기금리(콜금리)를 운용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정보변수(Information variables)는 통화량, 환율, 금리, 자산가격과 같은 경제변수들을 말합니다.
그리고 최종목표(Policy goals)는 통화당국의 궁극적 목표로서 물가안정, 금융안정,경제성장 등을 가리킵니다.
물가안정목표제는 경험적으로 인플레이션을 직접적으로 타게팅하므로 인플레이션율을 낮추어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되며, 시장에서 낮은 인플레이션율을 기대하게 됨에 따라 인플레이션의 변동성도 줄어들고 인플레이션에 따른 실질GDP의 증가율이나 변동성에 대한 영향도 미미하게 됩니다.
즉, 성장이나 고용의 변동성을 초래하지 않으면서도 낮은 인플레이션에 대한 신뢰를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물가안정목표제는 많은 선진국들이 채택하는 제도가 됩니다.
하지만 물가안정목표제에 대한 비판도 있어왔습니다.
예컨대 중앙은행이 물가안정이라는 단일 목표에 제약됨에 따라 재량의 폭이 크지 않고 경제성장에 제약을 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경기가 호황이 되면 일반적으로 물가가 상승하게 되는데 이때 통화당국은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긴축적인 통화정책을 채택하게 되어 경기상승 국면에 제동을 걸게 됩니다. 하지만, 반대로 보면 정책일관성에 대한 중앙은행의 의지를 관철시킴으로서 신뢰를 높이는 일이기도 합니다.
또한 신흥국에서는 물가안정목표제를 채택하기가 어렵습니다.
1) 물가안정목표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통화당국이 투명하게 통화정책을 공표하고, 경제주체들 간의 신뢰성이 전제되어 있어야하며, 통화당국 스스로도 다양한 정보변수를 활용하여 미래의 인플레이션을 예측할 수 있는 능력을 구비해야 합니다.
2) 또한, 재정당국의 통화정책 개입 유인을 차단하고, 중앙은행 스스로가 독립적인 의사결정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이러한 전제 요건들 때문에 신흥경제시장에서는 물가안정목표제가 이루어지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들이 구체적으로 지적된 것이 글로벌 금융위기입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지나고 나서 통화정책에는 물가안정 이외에도 금융시스템의 안정도 중요한 가치로 부상했습니다. 금융위기 이전 시기에는 물가는 안정적이었지만 저금리정책으로 인한 신용팽창과 자산가격 버블 등 금융불균형(financial imbalance)이 누적되어 있었기 때문에 금융위기가 발생했습니다.
우리나라의 물가안정목표제의 특징 중 하나는 중기물가안정목표제라는 것입니다.
단기적 시계를 가진 물가안정목표제의 한계는 통화정책의 시차를 반영하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통상 중앙은행이 정책금리를 변경했을 때 물가에 영향을 미치기까지는 6~12개월 가까운 시간이 소요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 경우 올해의 통화정책은 올해의 물가목표 달성에 아무런 영향을 주지 못하므로 중앙은행은 단년도의 물가안정을 위해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게 됩니다.
또한 단년도 목표 하에서는 일관된 통화정책을 가져가기가 어렵습니다. 통화정책을 둘러싼 환경들이 계속 바뀌기 때문에 단년도 목표에서는 매년 목표물가가 바뀌게 되며 이는 통화정책의 일관성에 대한 신뢰가 약화되게 됩니다. 그리고 단년도를 목표로 하게 되면 연말에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급격한 통화량 및 금리 변동을 하게될 수 있는데 이 또한 시장을 왜곡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중기물가안정목표제를 활용하게 되면 정책 시차 문제나 정책 환경에 따른 급격한 정책 변동 문제를 어느 정도 완화시켜줄 수 있습니다. 다만 목표기간이 너무 길어지게 되면 중앙은행의 정책의지를 현시하는 데 한계가 있으므로 적당한 기간을 두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나라의 중기물가안정목표제는 2년을 주기로 점검하고 정부와 협의하여 그 결과를 공표합니다.
물가안정목표제를 유지하기 위한 정책 수단은 재할인율 정책, 대출정책, 지급준비금제도, 공개시장조작정책, 비표준적 수단 등을 들 수 있는데 정책 수단에 대한 논의는 다음 글에서 다루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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