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금융시장] 76. 통화정책의 기준지표

이번 시간에는 통화정책의 대전제로서 통화정책의 목표에 대한 기본적인 이야기와 아울러 우리나라 통화정책 목표인 물가안정목표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

​

정책을 기획, 집행하는 것은 특정한 목표를 가지고 있기 마련인데 그 중에서도 통화 정책이란 다음과 같습니다.

​

 

한 나라에서 화폐(법정화폐 및 본원통화)의 독점적 발행권을 지닌 중앙은행이 경제 내에 유통되는 화폐(통화, 본원통화 및 파생통화)의 양이나 가격(금리)에 영향을 미치고 이를 통해 화폐의 가치, 즉 물가를 안정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나가려는 일련의 정책을 말한다.

한국은행, 2024

 

 

 

 

여기서 '독점적 발행권을 지닌 중앙은행' 은 통화정책의 주체로서 우리나라에서는 한국은행이 그 역할을 수행합니다. '화폐의 양이나 금리에 영향을 미치고'의 뜻은 통화정책의 수단으로 통화량 또는 금리를 주요 수단으로 활용함을 뜻합니다. 그리고 '물가를 안정시키고 지속가능한 경제성장을 이루어 나가려는 일련의 정책'에서 한국은행의 목표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

위에서 보는 것처럼 통화정책의 목표는 물가안정, 경제성장, 국제수지 균형 등 거시경제지표와 관련된 거시적 목적일수도 있고, 금융거래 및 지급시스템의 안정적인 유지와 같은 미시적 목적도 가지고 있습니다.

​

이때 통화당국은 거시적/미시적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여러 가지 명목 기준지표(nominal anchor)를 사용하게 됩니다. 명목 기준지표는 정책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관련된 경제변수 중 하나를 정해 목표치를 부여하여 관리하는 지표입니다.

​

이하에서는 명목 기준지표를 활용한 통화정책의 여러 운영방식을 살펴보겠습니다.

​

 

 

 

​

​

1. 통화량 목표제(Monetary targeting)

통화량 목표제는 통화량 그 자체를 기준지표로 하여 정책을 운용하는 제도입니다.

​

통화량과 통화지표에 대한 기본적인 내용은 다음 글을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

 

 

[자산금융시장] 74. 통화/유동성 지표와 본원통화 :: 하나부터열까지 지식창고 (tistory.com)

 

 

[자산금융시장] 74. 통화/유동성 지표와 본원통화

 

​

통화량 목표제는 1970년대 오일쇼크와 그에 따른 스태그 플레이션의 발생, 그리고 브레튼우즈 체제 붕괴와 변동환율제도로의 변화에 힘입어 통화 중심의 통화주의가 득세하면서 세계 각국의 다수의 중앙은행들도 통화량 목표제를 채택하였었습니다.

​

​

통화주의자들은 통화량과 명목GDP간에는 안정적인 관계가 존재하므로 통화공급 수준을 조정하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지 않고 효율적으로 경제를 운영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래서 통화주의에 따르면 통화정책의 효과가 나타날 때까지 시차가 길고 가변적일 수 있기 때문에 미리 정해진 규칙(준칙)을 정하고 이에 따라 안정적으로 목표치를 관리해야 한다고 봅니다.

​

​

특히 통화주의자들은 현금잔고수량설에 따라 다음과 같은 수식을 따라 목표치를 설정합니다.

​

​

통화량 목표제는 과거 우리나라에서도 한국은행에서 광의통화(M2)를 기준으로 통화량을 관리했던 적이 있었습니다.

​

하지만 통화량 목표제는 운영 과정에서 그 한계가 드러나기 시작했습니다.

​

통화지표를 직접 규제하게 되자 민간 경제주체들은 규제 변화에 대응하여 자산선택행위를 조정하였습니다. 특히 80년대에는 금융시장의 변화로 화폐수요가 불안정해지면서 통화공급이 외부 변수가 아니라 금융 시장 등의 영향력에 의해 정해지는 내생성이 생기게 됩니다. 그래서 90년대 이후에는 통화량 목표제는 대다수 국가에서 폐기됩니다.

​

통화량 목표제를 흔드는 또 다른 요인이 준화폐(near money)입니다. 비화폐자산임에도 인출가능성과 유동성을 가져 화폐와 유사한 역할을 하게 되면서 화폐수요함수를 불안하게 만들었고 이는 통화정책의 효과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었습니다.

​

​

 

 

 

2. 명목 GDP 타게팅(Nominal GDP targeting)

먼저 소득을 기준으로 한다는 것은 통화당국이 정해진 기간 동안 목표로 하는 명목GDP(의 증가율)에 맞추어 통화증가율을 조절합니다.

​

1) 수요충격 대응

정해진 소득수준 목표를 유지하기 위해서 수요충격을 목표소득 수준으로 통제할 수 있습니다.

​

 

위 그래프처럼 긍정적 수요충격은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부정적 수요충격은 확장적 통화정책을 활용함으로서 명목 GDP와 물가수준을 이전 상태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습니다.

​

​

2) 공급충격 대응

​

반면에 공급충격은 부정적 공급충격에 대해 확장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할 경우 소득 수준은 유지하지만 물가 수준이 급등하게 되고, 긍정적 공급충격의 경우 긴축적 통화정책으로 대응하여 물가 수준이 목표 대비 낮아질 우려가 있습니다.

​

​

​

​

​

3. 이자율 목표제

이자율은 실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아주 큰 변수입니다. 또한 중앙은행은 단기 이자율을 통제할 수 있기 때문에 이자율을 중간목표로 정책수립을 할 수 있습니다. 특히 단기 이자율 변화로 이자율의 기간구조를 변하게 하여 장기 이자율까지 영향을 줄 수 있다면 큰 정책효과를 발휘할 수 있습니다.

​

하지만 중앙은행이 장기이자율을 원하는 대로 통제하는 것이 쉽지 않고, 특히 중앙은행은 명목이자율을 통제하는데 실질이자율이 경제변수로서 기능하는만큼 기대인플레이션을 정확히 측정해야 하는데 이 또한 쉽지 않습니다.

​

현실적으로 호황기에는 투자수요가 늘어 이자율이 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자율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통화공급을 늘릴 경우 오히려 경기변동을 크게 만들 우려가 있습니다.

​

​

​

​

​

4. 환율 목표제

높은 인플레이션을 경험한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이 낮고 화폐가치가 안정적인 국가의 통화에 자국의 환율을 고정시켜 물가를 안정시키는 경우가 있습니다. 일종의 고정환율제처럼 사용하는 것인데 이를 환율목표제라고 합니다. 그래서 환율 목표제를 사용하게 되면 국내의 인플레이션율은 해당국의 인플레이션율과 동일해집니다.

​

환율 목표제는 보통 자국 통화에 대한 불신이 크고, 인플레이션이 잘 억제되지 않는 상황에서 주로 쓰이게 되는데, 이는 △ 높은 인플레이션 기대심리를 진정시켜 단기간에 물가 안정에 기여할 수 있고, △ 환율변동 위험 감소로 외국자본 유입이 용이하기 때문입니다.

​

반면에 환율목표제는 △ 국내적 경기상황과 무관하게 환율을 유지하기 위한 통화량 조정을 수행해야 하므로 독자적 통화정책 사용이 불가능하고, △ 국제자본의 국가간 이동성이 높은 현대에는 환율목표제가 투기 세력의 타깃이 될 수 있다는 점, △ 실질환율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해야하는 부담이 오로지 국내물가로만 전가된다는 점 등을 문제점으로 지적할 수 있습니다.

​

​

​

​

5. 물가안정 목표제(Inflation targeting)

물가안정 목표제는 통화당국이 콜금리 목표의 조정을 통해 특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율을 직접적 목표로 삼습니다.

​

특히 90년대 이후 금리자유화로 이자율의 역할이 증대되면서 1998년부터는 콜금리를 운용수단으로 하는 물가안정 목표제가 본격 시행되었으며, 우리나라를 비롯한 다수의 국가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습니다.

​

물가안정 목표제를 수행하기 위해서는 △ 일정 수준의 인플레이션율 목표를 중앙은행이 공표하고, △ 다양한 정보 변수를 활용하여 미래의 인플레이션율을 정확히 예측하며, △ 그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통화정책과 관련한 중앙은행의 독립성(정책수단을 자유롭게 선택할 권한), 책임성(인플레이션 목표수준을 달성하기 위한 노력), 투명성(통화정책 결정 및 결과의 투명성)이 담보될 때 가능합니다.

​

​

​

물가안정 목표제에 대한 본격적인 설명은 다음 글에서 진행하도록 하겠습니다.

​

궁금하거나 지적할 사항은 댓글로 달아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