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산금융시장] 79.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알아가자]경제학/[알아가자]거시경제학 2024. 3. 16. 20:10
이번 시간에는 통화정책의 전달경로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통화정책의 전달경로(transmission mechanism of monetary policy)란 통화정책의 효과가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경로를 말합니다.
일반적인 케인지안들은 통화정책의 전달 단계가 복잡하고, 관련된 경제변수들간의 탄력성이 낮아서 정책효과로 이어지는 것에 부정적인 반면, 통화주의자(Monetarist)들은 화폐수요가 소득과 이자율에 대해 안정적이고 화폐와 다른 자산 간의 대체효과가 강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이 실물과 금융시장에 큰 영향을 준다고 생각합니다.
통화정책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경로로는 금리경로, 자산가격경로, 환율경로, 신용경로, 기대경로 등이 있습니다.
- 금리경로(interest rate channel)
금리경로는 화폐공급의 변화로 단기 이자율이 조정되면 장기 이자율도 조정되면서 투자에 영향을 주게 되어 실물경제에 파급되는 경로입니다.
예컨대 중앙은행이 시중은행에 지준을 공급하는 방식으로 통화량을 늘리게 되면 화폐와 유가증권 수익률 사이의 균형이 깨지게 됩니다. 화폐가 늘어남에 따라 초과보유하는 화폐는 처분하면서 단기증권을 매입하게 됩니다. 이는 단기증권의 수요를 늘리기 때문에 단기이자율은 하락하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장단기간 증권시장에서 장기증권의 수요가 올라가게 되고, 이는 다시 장기이자율도 하락시키는 구조가 됩니다.
이렇게 장단기 증권이자율이 떨어지게 되면서 회사채의 이자율이 떨어져 회사들은 자금조달비용이 저렴해지고, 대출이자율 하락으로 실물투자를 늘릴 유인을 갖게 됩니다.
가계 또한 대출이자율이 하락하여 내구재 소비를 위해 자금을 조달하여 소비를 늘릴 유인을 갖게 됩니다.
다만, 장기이자율의 움직임은 단기이자율 외에도 인플레이션 기대와 유동성 프리미엄 등 다양한 요인들의 영향을 받습니다. 따라서 단기이자율이 변하더라도 장기이자율이 기대하는만큼 움직이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한 이자율의 하락이 실물경제에 미치는 경로는 투자인데 투자를 결정하는 요소는 이자율뿐만 아니라 심리적인 요인들도 영향을 받기 때문에 실물경제에 영향을 미치지 못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자율이 하락하더라도 신용할당(credit rationing)으로 기업들에 자금이 공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2. 자산가격경로(Asset price channel)
자산가격경로는 통화정책이 주가나 부동산 등의 자산가격을 변화시켜 실물경제에 영향을 주는 정책경로입니다.
자산가격경로는 크게 토빈 q이론에 따른 경로와 부의 효과에 따른 경로를 들 수 있습니다.
1) Tobin q 이론에 따르면, 금리인하로 인해 채권수익률이 감소하거나, 통화량 증가로 시중 유동성이 늘어나게 되면 주가가 상승하게 됩니다. 이는 기업의 시장가치를 늘리면서 Tobin q값을 높이고, 주식 발행으로 투자를 늘리게 됩니다.
* (소규모 개방경제에서는 특히) 외국인의 투자 동향이나 선진국 주가지수 등 다양한 요인에 의해 주가가 변동될 수 있고, Tobin q값이 상승하더라도 얼마나 실물투자활동이 민감하게 반응하는지는 별개라는 한계가 있습니다.
2) 부의 경로(Wealth effect)에 따르면 주가 상승으로 자산 가치가 상승하게 되면, 대체관계에 있는 실물자산의 가격도 똑같이 오르게 됩니다. 이는 가계가 가지고 있는 부의 가치가 올라가면서 소비가 늘어나게 됩니다.
3. 환율 경로(Exchange channel)
금융투자자들이 달러화 표시 금융자산과 원화표시 금융자산으로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고 해보겠습니다.
국내의 금리 하락은 국내 자산에 대한 수익률을 떨어뜨릴 것이고, 이는 원화표시 금융자산에 대한 수요를 줄이게 될 것입니다. 원화표시 자산에 대한 수요가 줄어든다면 원화에 대한 수요도 줄어들 것이고 환율이 상승하게 됩니다.
환율이 상승하면서 수출이 늘어나게 되고, 수입재 가격상승과 해외자금 유입으로 국내 인플레이션 압력은 커지게 됩니다.
4. 신용경로(Credit channel)
신용시장에서 정보비대칭이 있는 현실 경제에서는 통화정책을 통해 차입자가 차입할 수 있는 자금의 규모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이와 같은 차입자의 자금 이용가능성(credit availability)을 통해 실물경제활동에 영향을 주는 것을 신용경로라고 합니다.
신용경로는 크게 은행대출경로와 대차대조표경로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1) 은행대출경로 : 금리하락에 따라 통화량이 증가하게 되면 일부는 은행에 유입되어 신용창조가 일어나 대출총액이 늘어나는 효과를 갖습니다.
2) 대차대조표경로 : 통화공급의 증가는 기업 및 가계의 대차대조표 상 긍정적인 효과를 갖게 하는데, △ 주가 상승으로 기업과 가계의 순자산(net worth)이 늘어 역선택이나 도덕적 해이 문제를 해소하는 순자산경로, △ 예상치 못한 물가상승으로 인해 실질부채 부담을 줄여주는 물가경로, △ 금리 인하로 단기 명목 이자율이 하락해 단기채무부담이 줄어 기업의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현금흐름 경로, △ 주가상승이 가계의 금융자산 가치를 상승시켜 가계의 유동성이 개선되는 유동성경로가 있습니다.
신용경로가 기존의 금리경로나 자산가격경로, 환율경로와 다른 것은 기존의 금리 중심의 전달경로가 아닌 대출규모를 중심으로 움직이는 경로라는 것입니다. 전자를 신용중시견해라고 하고, 후자를 통화중시견해라고 하는데 둘을 비교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5. 기대경로
기대경로는 경제주체들이 통화정책을 신뢰할수록 인플레이션 기대를 낮추어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의미의 신뢰성 견해(credibility view)입니다. 그래서 기대경로에 따르면 확장적인 통화정책은 인플레이션 기대를 상승시켜 장기 실질이자율을 하락시킨다고 보고 있습니다.
6. 그 외의 경로
1) 리스크 추구경로(risk-taking channel)
확장적 통화정책 하에서 낮은 이자율은 은행 등의 금융사의 수익률 추구(search for yield) 유인을 강화시킵니다. 특히 낮은 이자율로 주가가 상승하면 부도확률(Probability of Default), 부도손실률(Loss Given Default) 등에 대한 추정치가 낮아지고, 금융기관의 순가치가 늘어남에 따라 기존 위험부담의 레버리지도 낮아지므로 위험한 투자 가능성이 높아지고 경기를 부양시킬 수 있습니다.
2) 은행자본경로
저금리 정책은 대차대조표 상의 자기자본이 늘어나게 되는데 이는 BIS 등으로 규제받는 은행의 대출여력을 넓혀주는 계기가 됩니다.
이렇게 다양한 통화정책의 경로가 있지만 그 구체적인 양상이나 내용을 파악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과거 통화주의자들은 통화정책이 명목 GDP나 물가에 미치는 영향은 뚜렷하지만 그 구체적인 과정은 밝히기 어렵다는 점에서 블랙박스(black box)에 비유하기도 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통화정책과 이자율의 시간경로에 대해 살펴보겠습니다.
궁금하거나 지적할 사항은 댓글로 알려주세요
'[알아가자]경제학 > [알아가자]거시경제학'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자산금융시장] 81. 정책 시차와 자동안정화장치 (0) 2024.03.24 [자산금융시장] 80. 통화정책과 이자율의 시간경로 (0) 2024.03.20 [자산금융시장] 78. 통화 정책의 수단 (0) 2024.03.06 [자산금융시장] 77. 물가안정목표제 (0) 2024.03.02 [자산금융시장] 76. 통화정책의 기준지표 (0) 2024.02.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