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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금융시장] 85. 뱅크런과 예금보험제도[알아가자]경제학/[알아가자]거시경제학 2024. 5. 11. 23:35
이번 시간에는 금융시장의 붕괴로 나타나는 뱅크런과 신용경색과 이를 뒷받침하는 금융가속기이론을 살펴보고, 뱅크런을 막기 위한 예금보험제도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1. 뱅크런(Bank-run)
뱅크런이란 민간은행에 대한 신뢰가 하락하여 자신의 예금을 받지 못할 것이라 예상하는 경제주체들이 한꺼번에 은행으로 가서 자신의 예금을 인출하는 현상을 말합니다.
뱅크런이 발생하는 근본적인 원인은 은행이 부분지불준비제도를 유지하기 때문입니다. 은행들은 경제주체들이 맡긴 예금의 대부분을 다시 대출을 통해 내보냅니다. 따라서 은행이 당장 금고에 가지고 있는 금액은 예금의 극히 일부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민간은행이 파산하리라는 기대가 사람들 사이에 형성되면 예금을 다시 찾으려는 현상이 일어날 것이고 은행의 지불능력 이상의 예금인출요구가 발생하면 은행은 유동성 위기에 빠지게 됩니다.
특히 일부 은행의 뱅크런으로 인한 유동성 위기가 발생하면, 은행 시장 전체에 대한 신뢰 하락으로 이어져 건전하게 운영되던 다른 은행들까지 유동성 경색이 일어나게 됩니다.
하지만 부분지불준비제도는 시장의 신용을 창조하고, 은행이 운영될 수 있는 동력이기 때문에 이 제도를 없애는 것은 불가능하며, 금융당국은 은행의 유동성 위기를 사전에 예방하고, 뱅크런이 발생했을 때 시장 전체로 그 악영향이 퍼지지 않도록 예금보험제도 도입 및 최종대부자로서의 중앙은행(lender of the last resort) 기능 강화 등의 제도를 활용하게 됩니다.
2. 뱅크런의 모형 : 다이아몬드(D. Diamond) - 다비히(P. Dybvig) 모형
뱅크런 모형 중 다이아몬드 - 다비히 모형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세 기간(0기, 1기, 2기) 동안 생존하는 N명의 소비자가 존재
2) 각 소비자는 0기에 재화 1단위를 받아 생산 기술에 투자
3) 1기에 투자를 그만두면 1기에 재화 1단위를 얻고, 2기까지 기다리면 2기에 (1+r)단위의 재화 획득
4) 각 소비자는 자신이 1기에 소비를 원하는지 2기에 소비를 원하는 지 0기에는 알 수 없고, 단지 확률로 1기 보시 확률 t, 2기 소비 확률 (1-t)만 알고 있음.
* 자신이 어떤 기간에 소비를 원하는지는 1기게 되어야 알 수 있음
위 조건 하에서 소비자의 기대효용은 기댓값 공식에 따라 tU(C1) + (1-t)U(C2)임을 알 수 있습니다.
(C1 : 개인의 1기 소비, C2 : 개인의 2기 소비)
이와 같은 상황에서 0기에 소비자의 선택을 생각해보겠습니다.
A. 은행이 없는 경우
은행이 없다면 각 소비자는 각자 본인이 생산한만큼 원하는 것을 얻게 됩니다. 따라서, 모두 0기에 생산 기술에 투자해서 1기에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1기에 재화 1단위를 얻고, 2기에 소비를 원하는 소비자는 2기에 재화 (1+r)단위를 소비할 것입니다.
B. 은행이 있는 경우
은행이 있다면 각 소비자는 예금 계약(deposit contract)을 통해 보다 더 나은 선택을 할 수 있습니다.
N명의 소비자들은 재화 1단위를 은행에 예금합니다. 이를 통해 은행은 N단위의 재화를 획득합니다.
이중에 전체 재화 크기 N에서 1기에 지출하게 될 비율을 x라고 하면 은행은 1기에 예금인출을 원하는 소비자에게 예금했던 재화를 돌려주게 됩니다. 이때 은행이 1기에 지불하게되는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1기 소비자 수) × (개인당 1기 소비 금액) = (은행이 1기에 지불하는 금액)
만약 남은 재화는 은행이 2기까지 보유하게 되고 그 수익은 2기 소비자들에게 나누게 되므로 그 금액은 다음과 같습니다.
(2기 소비자 수) × (개인당 2기 소비 금액) = (은행이 1기에 남기고 이자가 붙은 금액)
이제 두 식의 공통된 변수인 x에 관한 식으로 정리하기 위해 1기 식의 양변에 (1+r)을 곱하고, 위의 두 식을 더하면, 은행의 예산제약식은 다음과 같이 구할 수 있습니다.
이를 그래프로 표현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은행이 없는 경우(A) 1기에는 1만큼 소비한다고 할 경우 2기에는 1+r만큼 소비한다는 것을 확인했습니다.
만약 은행이 존재한다면 은행의 제약 하에서 위 그래프의 파란색과 같은 예산선 하에서 최적 수준이 정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수준은 점B와 같을 것이고, 이는 이전보다 사회구성원들에게 더 높은 효용을 가져다 줍니다.
즉 은행이 존재하게 되면 1기에 더 많은 소비를 할 수 있게 되는데 이는 은행이 일종의 유동성을 흡수하고 방출하는 저수지와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에 기간간 소비를 평탄화시켜주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2기에 소비 규모를 줄이는 대신 1기에 소비를 더 할 수 있게 해줍니다.
바꿔서 생각해보면 은행은 장기적인 자산을 소비자들로부터 흡수해서 단기부채 형태의 예금 지급이 가능합니다.
반대로 뱅크런이 발생하는 것은 2기에 소비할 소비자들이 은행에 대해 불안감을 가지고 1기에 예금을 찾으러 가게 될 경우 최적균형 B가 무너지면서 모든 2기 소비자들이 1기에 예금을 인출하게 됩니다.
3. 신용경색과 금융가속기이론(Financial Accelerator)
신용경색이란 금융기관에서 자금이 제대로 공급되지 않아 기업들이 어려움을 겪는 현상을 말합니다.
신용경색이 일어나면 금융기관들은 뱅크런에 대비하고 신용평가를 유지하기 위해 대출 규모를 줄이게 되고 이는 시중의 자금 공급을 떨어뜨려 시장이자율을 상승시킵니다.
그리고 금융기관들은 파산위험이 높은 회사채보다는 안전한 국채를 더욱 선호하게 되어 국채이자율은 하락하고, 회사채 이자율은 상승하므로 신용스프레드(credit spread)는 상승합니다.
또한 만기 기간의 측면에서 볼 때, 신용경색에 따라 시장의 불안정성이 증가하면 안전자산에 대한 선호가 더 커지므로 단기채권의 수요는 증가하고 장기채권의 수요는 줄어들게 되므로 수익률곡선(yield curve)의 기울기는 가파르게 변합니다.
그리고 은행의 대출 규모 축소에 따라 신용창조 기능이 약해지므로 통화승수는 감소합니다.
이렇게 금융시장의 붕괴가 경제활동의 둔화로 이어지는데 이 현상이 신뢰상실과 자산 가치 하락으로 이어져 금융시장의 붕괴를 촉진할 수 있다고 보는 이론이 금융가속기 이론입니다.
이 금융가속기이론은 불황때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고 호황에도 동일하게 사용할 수 있습니다.
예컨대 유보이윤이 증가하는 호황기에는 차입제약 하에 있는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감소하므로 투자가 증가하여 기업의 순이익이 증가합니다. 이를 통해 기업의 자기자본 규모가 증가하게 되고 금융기관으로부터 추가적인 차입을 가능하게 하여 투자 규모를 더 확대시킬 수 있습니다.
즉 금융가속기이론은 경기변동을 증폭시키는 경로(propagation mechanism)로 작용한다고 이해하면 됩니다.
4. 예금보험제도
예금보험제도(deposit insurance system)란 보험기관이 미리 보험료를 징수하고 이후 은행이 지급불능 상태에 빠졌을 때 예금을 대신 지급해주는 제도를 말합니다.
예금보험제도가 필요한 이유는 금융시스템의 안정성을 높여 금융위기가 발생하지 않도록 예방하고, 신용경색 등 금융위기 발생 시에는 개별 예금자를 보호하기 위함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예금보험공사(KDIC)에서 예금보험제도를 운용 중이며, 금융회사들로부터 예금보험료를 납부받아 예금보험기금을 운용하고, 지급불능 사태 발생 시 기금액을 활용하여 예금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필요시 예금보험기금채권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합니다.
다만 이러한 예금보험제도는 은행의 예금지급 부담을 줄이기 때문에 은행이 위험자산에 대한 투자성향을 강화시키고, 금융기관의 도덕적 해이(moral hazard)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아울러 소비자 입장에서도 예금 지급이 보장되므로 은행의 건전성에 대한 관심도가 떨어지게 됩니다.
5. 금융기관의 독립성
금융기관의 독립성은 여러 경제주체들 간의 독립성 문제로서 다양하게 논의될 수 있습니다.
1) 정부에 대한 중앙은행의 독립성
중앙은행이 정부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영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주요한 논거 중 하나는 최적정책의 비일관성(time inconsistency) 문제를 막아야한다는 것입니다. 최적정책의 비일관성이 발생한다는 것은 통화정책 운용 시에 정부가 개입하게 될 경우 합리적인 시장에서는 결국 사회적 효용이 떨어지게 된다는 것을 뜻하기 때문입니다.
[실업인플레이션이론] 44. 최적정책의 비일관성의 의미와 원인 :: 하나부터열까지 지식창고 (tistory.com)
다만 글로벌 금융위기와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중앙은행의 정책적 목표에 대해 수정할 필요가 있다는 문제가 제기되기도 했습니다.
이에 대해 파월 연준 의장은 중앙은행의 책무에 대한 문제점이나 금융안정과 통화정책 사이에 예상치 못한 갈등이 드러났다는 주장에 전혀 동의하지 않으며, 글로벌 금융위기의 교훈은 금융시스템의 핵심이 갖춰야 할 복원력을 훨씬 강하게 만들 필요가 있다는 것이라고 밝혔습니다(한국은행, 2023).
금융감독기관도 중앙은행과 유사한 논리로 정부에 대한 독립성을 논할 수 있습니다.
2) 시장에 대한 금융감독기관의 독립성
감독기구가 산업과 분리되어야 한다는 근거는 대개 포획이론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감독기구는 개별 업종이나 금융기관과 이해관계를 갖고 있으므로 이들은 감독을 피하기 위해 감독기구를 포섭할 유인을 갖습니다. 따라서 감독기구가 지나치게 시장에 밀착하게 되면 금융기관들의 편의를 봐주게 되어 감독기능이 떨어지게 되며 이는 사회 전반의 금융위기를 초래하는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금융위원회의 설치 등에 관한 법률에 따르면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와 감독 임무 수행을 위해 금융감독원을 설치하며, 감독을 받는 금융기관의 분담금을 통해서 운영되지만, 금융위원회와 증권선물위원회의 통제를 받음으로서 금융기관에 포획되지 않도록 통제하고 있습니다.
다음 시간에는 IS - MP - IA 모형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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